명예를 포기한 사람들
옛날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공공 생활을 포기하고 혼자만을 위해 사는 사람들을 얼마나 무시했는지, 못을 뽑거나 문짝 같은 것을 뜯어낼 때 사용하는 쇠지레 ‘pry’에서 사생활을 뜻하는 ‘프라이버시’(privacy가 나왔다. 이 단어는 본래 단체 생활을 할 자격을 박탈당해 헌 문짝처럼 뜯겨나간 사람을 의미했다.
지금은 사업을 ‘ptivate business’라고 부르지만, 처음 이 단어가 붙은 경우는 ‘영국 해적’을 뜻하는 ‘peivateer’였다. 사업을 해적질에 비유한 것이다. 1500년대 멕시코를 발견한 스페인이 금을 실어 나르자, 금으로 가득 찬 배가 자기네 앞바다를 지나다니는 모습을 가만히 구경만 할 영국인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배와 대포를 구입하고, 선원들을 고용해 스페인 배를 털어 돈을 버는 ‘해적 주식회사’를 세웠다. 에리자베스 여왕은 이 사업을 불법행위로 처리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했다고 한다. 영국인들은 이들을 사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private’한 사람들, 즉‘privateer’라고 불렀다.
오늘날까지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와 소설, 동화에 등장하는 드레이트 선장, 월터 랄레이 선장 같은 사람 사람들이 바로 엘리자베스 시대에 영국에서 활약하던 ‘프라이버티어’들이었다. 이 해적들은 어찌나 끈질기게 따라 붙는지 한번 물면 개처럼 절대로 놓지 않는다고 해서 ‘sea dogs’(바다 개)라는 별명까지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