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과 뮤즈
뮤직(music)은 음악을 뜻하는 외래어다. 그런데 ‘뮤직뱅크’같이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신조어도 있으니 이제 뮤직은 한국말이라고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런데 우리는 미친 듯이 춤이나 노래에 빠져있는 사람을 모고 ‘신들렸다’라고 말한다. 그럼 서양인들은 뭐라고 할까?
고대 로마 시대의 엔터테인먼트는 동네 재주꾼들이 직접 연주하고 춤추고,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하면서 노는 수준이었다. 그들 역시도 노래와 춤, 시를 읽게 만드는 9명의 신이 있다고 믿었는데, 이들을 통틀어서 ‘Muse’라고 불렀다.
이들은 사람 몸에 뮤즈가 들어와야만 즉 신이 들려야 멋진 노래와 시, 춤을 출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런 공연을 ‘Muse’가 하는 짓, 즉 ‘music’으로 불렀던 것이다. 예술가란 신들린 사람이라는 이미지는 현대까지도 자기가 뮤즈에 흘렀다는 것을 보이려고 연주가 끝나자마자 쓰러지는 연기를 하거나, 연주하는 도중에 입에서 거품을 내뿜기도 했다.
서양인들은 지금도 은근히 뮤즈에 취해있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약물을 남용하거나 무대에서 히스테리를 부리곤 한다. 이것은 아직도 서양 사람들은 마음속 깊은 곳에 뮤즈의 영령이 주는 광기 어린 기쁨을 맛보고 싶은 욕망이 남아 있어서라고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