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들이 추는 춤, 플라멩코
유럽에는 먼 옛날부터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살림 도구들을 마차에 싣고 떠돌아 사는 정체모를 민족이 있었다. 이들은 새로운 마을에 도착하면 장터로 들어가 바이올인과 기타 연주와 춤, 묘기와 서커스 등으로 돈을 벌거나 먹을 것을 얻었다.
1418년 어느 날, 이런 떠돌이 민족 중 일부가 독일의 아우크스부르크에 나타났다. 이들은 시청으로 가서 공연 허가를 받으려 했다. 그들은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 담당 공무원에게 “우리는 소이집트 사람들”이라 대답했다. 이집트면 이집트지 소이집트는 무슨 뜻이었을까. 소문의 진상은 이렇다.
이 떠돌이 민족은 수천 년 전부터 이집트 외곽에 터를 잡고 살았다. 그런데 예수의 부모인 요셉과 마리아는 헤롯 왕의 살육을 피해 이집트로 도망갔다. 우연히 이들 마을을 지나게 된 예수의 가족은 매정한 동네 사람들의 저지로 어두컴컴한 사막 위를 떠돌아야 했다.
그후 하나님이 벌을 내려 이 민족 역시도 떠돌게 되었는데, 이집트에서 왔다고 해서 ‘이집션’ ‘집션’ ‘집시’로 불렸다. 하지만 누구도 이 민족의 정체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그런데 스페인 사람들은 이 떠돌이 민족이 벨기에의 플라망이라는 지역에서 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집시 풍의 음악과 춤을 ‘플라멩코’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