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y
우리나라 근대 소설 <양반전>의 줄거리는 부자가 된 상인이 양반이 되고 싶어 돈 주고 족보를 샀다가, 양반으로 살려면 지켜야 할 메너가 너무 많고 복잡해서 내팽개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과거 유럽의 귀족들은 우리나라 양반들보다 편하게 살았을까?
우선 유럽 귀부인을 뜻하는 ‘lady’의 어원을 알면 그 어떤 환상도 단번에 깨질 것이다. ‘lady’의 어원은 ‘loaf’, 즉 ‘빵’에서 나온다. lady의 본뜻은 ‘빵 굽는 여자’였다. 그럼 유럽 귀부인들이 가장 럭셔리하게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19세기는 어땠을까?
당시 ‘lady’들이 지켜야 할 기본 매너들을 몇 가지만 소개해 본다, ‘숙녀가 기침을 하려면 얼른 입을 막고 남자가 없는 옆방으로 가야 한다.’ ‘말을 하는 동안 절대로 표정을 변화시키거나 손짓을 하면 안 된다.’ ‘길에서 치마가 떵에 질질 끌리더라도 절대로 들어올려서는 안 된다.’ ‘절대로 우와, 진짜? 와 같은 감탄사를 쓰면 안 된다’
오늘날처럼 웃긴 이야기를 했다고 활짝 웃으며 ‘어머’ 하고 소리치면서 박수를 쳤다가는 사회적 매장을 각오해야 했다. 신델렐라의 꿈을 이뤄 백마 탄 왕자님과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을 것 같았던 여자들은 이런 수칙에 갇혀 평생을 후회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