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사기꾼
지금은 의과대학을 졸업, 면허를 획득한 의사에게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과거에는 자격증이라는 것도 명확하지 않은 데다, 의사나 약장수 자신이 사기꾼인 경우가 많았다. 19세기까지 의사들이 잘 써먹던 수법 중 하나는 환자에게 마약을 투여해 중독시킨 후 지속적으로 돈을 챙겼다.
1800년대 마약의 폐해를 제대로 몰라 법으로 구제하지 않았을 때 독일의 제르튀르너라는 약장수가 있었다. 그는 중국의 아편을 수입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꿈의 신 ‘모르페우스’의 이름을 따 ‘모르핀’이라는 새로운 약을 만들고는 독일 전역에 중독환자를 양산시키며 돈을 끌어 모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는 미국의 한 제약회사가 중독성없는 진통제를 발명했다고 선전했다. ‘이 약만 먹으면 영웅이 된 기분이 든다’는 뜻에서, ‘hero의 약’, 즉 ‘헤로인’이라고 붙였다. 그런데 이 약은 모르핀보다 중독성이 강해, 1970년대 뉴욕에는 헤로인 중독자들이 어슬렁거릴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예날에는 실제로 사람을 죽인 뒤 먹을 것, 입을 것, 집, 재산 등을 약탈해 갔고, 지금은 지식을 독점해 상대편을 속이며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제대로 알지 못하면 속아서 살게 된다는 사실을 역사는 가르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