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사장 공작님의 샌드위치
지금으로부터 200년전만 해도‘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올 법한 거대한 영국의 범선들이, 식민지였던 미국, 캐나다, 인도, 이집트, 싱가포르, 홍콩,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노예와 설탕, 향료, 후추, 금, 은, 보화들을 가득 싣고 대양을 가르며 영국으로 향했다.
대영제국 무적함대의 총책임자는 ‘1등 해군대신’이라는 아주 높은 직책이었다. 1700년대 말에는 존 몬테규라는 사람이 이 중요한 직책을 맡았는데 그의 권세는 하늘을 찔렀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 앉았던 사람은 무척 성실하고 똑똑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 당시 유럽 귀족들은 왕을 따라 사냥을 나가거나 무도회에 참석해서 왕을 즐겁게 해주면 이런 자리 정도는 얻을 수 있었다. 몽테규는 대부분의 귀족들이 그랬던 것처럼 도박꾼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는 도박을 하느라고 밥 먹을 시간조차 낼 수 없자, 하인들에게 빵 두 조각 사이에 고기를 끼워 오라고 해서 그것을 먹으며 도박을 했다.
존 몬테규의 가문은 대대로 모래로 뒤덮인 해안가 마을을 다스리던 백작 집안이어서, 사람들은 ‘send+beach’, 즉 ‘Sendwich’라고 불렀다. 이후 빵 두 개사이에 고기를 끼워 먹는 것을 ‘샌드위치 백작처럼 먹는 것’으로 샌드위치로 불려졌다. 몬테규는 불성실한 노름끈치곤 자신의 이름을 많이도 남겼다. 남태평양에는 ‘샌드위치 군도’라는 무인도군이 있고, 또 알래스카 부근에도 몬테규 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