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해보고 싶은 일을 그냥 해보기」
종종 왜 책을 쓰게 됐냐는 질문을 받는다. 고3 시절, 버킷리스트에 ‘내 이름으로 책 내보기’가 있었고, 대학시절, 진로를 쓰는 리포트에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썼다. 하지만 작가로 먹고사는 건 너무 어려운 일 같아서, 회사에 들어가 남들처럼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나는 남들처럼 사는 게 녹록하지 않았는데, 이럴 바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봐야겠다 싶었다. 진로를 고민하며 워크넷에서 적성검사도 해보고, 신림동에 있는 무당도 찾아가 봤지만, 책을 쓴 이유는 결국 ‘그냥’이었다. 물론 선택도 책임도 각자의 몫이다.
누구의 욕망도 아닌 온전한 나의 욕망이기에 우리는 ‘그냥’이라는 감각에 귀 기울이며 그냥 해보고 싶은 일을 그냥 해봐야 한다. 나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할 수 있었기에 넉넉하진 않지만, 생계를 꾸릴 수 있었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생계를 위해 최소한의 대책을 세우고 꾸준히 진지하게 하면 망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는 그렇게 연약한 존재가 아니다.
잘 안된다 해도 다른 길로 가면 된다. 한 가지 꿈에 장렬히 전사할 필요는 없다.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퇴로는 열려 있다. 우리에게 안전한 포기보다 필요한 건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다. 다만 그냥 해보고 싶은 일에 용기가 필요한 이들이라면, 안 될 것 같아도 안 할 수는 없는 그런 일이 있다면, 모쪼록 이 글이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