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를 최소화하는 법」
첫 배낭여행에서의 고난 시리즈 중 하나, 나는 영국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가기 위해 공항에 가야 했는데 갑자기 지하철역에 사고가 나서 급하게 버스를 탔고, 결국 시간이 늦어 비행기를 놓쳤다. 특가로 샀던 비행기표라 환불도 안돼서 다시 구입하다보니 우울감이 몰려왔다.
조금만 빨리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왜 운이 없을까. 이런 생각들이 떠올라 그날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여행을 마치고 생각해보니 돈보다 아까운 건 자책하느라 망쳐버린 하루였다. 자책하고 슬퍼한다 한들 되돌릴 수없는데. 이미 벌어진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마음이 그 상황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 상황이 주는 교훈만을 취하고 과거가 현재를 망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이건 관계에서도 동일하다. 우리는 때때로 상대의 잘못으로 피해자가 된다. 이때 느끼는 감정은 우리를 괴롭게 하지만 쉽게 내려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괴롭지만 그건 원망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에게 하는 2차 가해는 아니었을까.
상대의 잘못 때문에 나를 손상시킬 수는 없다. 수없이 곱씻으며 그때로 돌아가고 있다면 그건 내 삶에 가해자의 자리를 더 오래 내어주는 일이다. 이제는, 익숙한 자리에서 걸어나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상대를 위해서가 아닌, 당신을 위하여. 용서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당신의 자유를 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