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마음을 안다는 착각」
인터넷에서 읽은 글인데 글쓴이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 손님이 음료를 쏟아서 손걸레로 바닥을 닦자 “지금 나 미안해하라고 일부로 손으로 닦는 거죠?”라고 물었다고 한다. 정말이지 비꼬아서 보기로 작정하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
상대의 속마음을 안다는 생각은 당연히 뇌피셜인데, 이런 엉터리 착각은 생각보다 흔하게 볼 수 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과거에 경험한 거부, 냉대, 억압과 같은 불쾌한 일이 상대의 행동을 적대적으로 인지하게 하는 편향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편향이 자리 잡으면 ‘역시 이럴 줄 알았어’라는 확신은 악순환을 만든다.
상대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착각은 거절이나 불쾌감을 예방할 수 있을 거라는 안도감을 줄 수도 있지만, 실제하지 않았던 갈등을 스스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러니 혼자서 이유를 짐작하는 대신 상대에게 물어봄으로써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도 있다. 추측이 사실이라 해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볼 필요가 없듯이, 상대의 속마음을 모두 알 필요는 없다.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해도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지는 말자. 그건 상대가 아닌 당신이 만든 허상이다. 확신이 담긴 질문은 갈등을 만들지만, 염려가 담긴 물음은 해결의 실마리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