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낭독의 기쁨」

    인생의 어떤 시기마다 가장 친한 친구는 조금씩 달라진다. 나는 요새 친구들을 거의 못 만나고 ‘오디오 북’이라는 새로운 친구와 사랑에 빠졌다. 육아와 직장일로 바쁜 친구들과 시간 맞추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요즘 나는 ‘약속하지 않아도 늘 만날 수 있는 친구’의 매력에 푹 젖었다.

    얼굴 보기도 힘든 내 소중한 친구들을 몹시 사랑하지만 현재 가장 친한 벗은 오디오 북이다. 종이책만 읽을 때보다 독서량이 두 배로 늘었고, 타인의 목소리로 아름다운 문학 작품을 들으니 마음과 불안을 달래주는 효과도 크다. 

    눈으로 읽는 묵독은 독서의 시각적 효과를 최대화 하지만, 낭독은 독서의 청각적 효과는 물론 오감을 자극한다. 낭독자의 목소리, 그날 그 장소의 독특한 분위기, 책과 함께하는 커피의 향기와 맛, 책장을 넘기는 질감까지. 낭독은 독서가 오감의 축제임을 환기하는 최고의 촉매다.

    낭독과 함께하는 독서모임은 우울과 불안을 다스리는 훌륭한 치유제이기도 하다. 서로 좋아하는 대목을 소리내어 읽고, 자신의 느낌을 적은 발제문을 낭독하면서 서로 부추기면서 그 작품이 주는 수많은 영감을 교환한다. 그 낭독의 소리 덕분에 나는 매일 치유되고, 매일 다시 일어서고, 힘겨운 오늘을 버텨낼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