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절 장롱 속에 있길 좋아했다.
작은 몸을 더 작게 움크리고 장롱으로 들어가
이리저리 몸을 뒤척여 가장 편안한 자리를 만들었다.
그리곤 아빠 넥타이를 잡이 당겨
착 소리가 나도록 문을 닫으면
완전한 나만의 세상이 만들어졌다.
희미한 나프탈렌 냄새, 멀리 들리는 엄마의 기척,
발로 툭 차기만 하면 세계는 다시 열릴 것이므로
무서울 것도 불안 할 것도 없었다. 그런 채로 기다렸다.
누가 나를 찾아주면 여기있구나를 외치고
하하하 웃어주기를 기다리다가 그만 깜빡 잠이 들기도 했다.
장롱 속. 내 작은 세계, 나만 알고 있는 비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경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고
나는 그것이 무척 섭섭했었다.
그런데 오늘 그 장롱 속에서 처음 들었던
엄마의 흥얼 거리던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 나왔다.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는 노래 신청합니다.
유익종의 사랑의 눈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