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와 보드카
패션 못지않게 음식도 유행이 있아 돌고 돈다. 언젠부턴가 와인 붐이 일더니 요즘은 위스키가 붐이다. 그런데 만약 유럽의 중세시대 의사들이 우리가 한껏 폼을 내며 비씬 위스키를 마시는 모습을 목격했다면 ‘야만인들’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을 것이다. 위스키는 원래 소독약이었으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 유럽에는 병원이 없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병에 걸리면 인근 수도원으로 달려갔다. 유럽의 수도원들은 높은 산꼭대기에 있었으므로 약초를 구하기 쉬웠다. 그래서 수도승 중에는 약초로 약을 달이는 여러 비법들을 알고 있었다.
이탈리아 수도승들은 장염이나 천연두 환자에게 맥주나 포도주를 마시게 하자 통증이 가라앉는 것을 발견하고는 술도 끓여서 진액을 뽑아내면 더 효능이 좋은 약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고, 마침내 술의 진액을 뽑는 방법을 개발했는데, 마취효과도 있었다.
이 알코올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기에 ‘생명의 물’이라 불렀다. 이것이 스콜틀랜드에까지 전해졌고 당시 스콜틀랜드어로 ‘생명의 물’이라는 단어가 ‘우스케 베아다’였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위스키’로 발음하게 되었고 러시아에도 전파되어 보드카를 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