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했던 것에 질문할 것
나의 어린시절에도 미덕이 있었는데 바로 근면 성실이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몸이 다쳐도 빠짐없이 학교에 가면 개근상을 줬고, 칠판 위에는 ‘근면. 성실’이라는 급훈이 쓰인 액자가 걸려있었다. 왜 그랬을까? 근면과 성실을 최고의 미덕으로 배운 건 우리 사회가 제조업 기반의 사회였던 것에 있다.
제조업에서는 창의력이나 개성보다 근면함과 성실함이 가장 필요했던 자질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선별되고 교육되는 미담과 미덕으로 열이 펄펄 끓어도 학교에 나오는 학생은 타의 모범이 되고, 이슬람 국가에선 자유연애를 한다는 이유로 딸을 죽이는 것이 명예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사회의 미덕과 통념을 불변의 진리로 여기며 살아간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 대학에는 브레인 워싱 클래스(Brain Washing Class)라는 것이 있다. 지금까지 배운 경제학 지식을 비우는 두뇌를 세척하자는 수업이다. 석학들의 이론을 배울 때, 어떤 점이 틀렸는지, 새로운 답을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 당연했던 것에 질문하자. 당신이 믿어온 것이 당신 내면의 소리인지 묻자. 믿어왔던 진리에 대하여 질문할 때 우리는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통념에 자리에 우리의 신념을 세우기 위해 우리에게도 브레인 위싱 클래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