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자존감을 가질 것
일랭 드 보통은 어른이 된다는 건 냉담한 인물들과 속물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의 자리를 차지하는 의미라 했다. 살아보니 세상은 동화 같지 않았다. 갑질에 분개하는 것이 새삼스러울 만큼 차별은 일상에 만연하고, 속물의 조건적 관심에 의연한 척하며 무시하려 해도 마음은 자꾸 부셔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세상의 기준과 평가에 상관없이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키우라고. 그런데 그게 왜 말처럼 쉽지가 않을까. 자존감은 기본적으로 어린 시절의 경험과 부모의 양육 방식에 영향을 받는다. 그렇지만 자존감을 적절하게 지켜낼 수 있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 있을까.
조건으로 서열을 나누며 차별을 권하는 사회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중한다는 건, 어쩌면 최면에 걸리자는 말에 가까울지 모른다. 세상은 자존감없이는 점점 버티기 힘든 곳으로 변해가는데, 개인은 자존감을 세우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문제를 해결 할까
존중을 공공재로 만들자. 서로에게 존중의 연료가 되어주자. 직급에 따라, 연봉에 따라, 직업에 따라, 겉모습에 따라 보내는 것이 아닌, 자신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조건이 없는 존중을 보내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그 주체가 자기자신이 되는 일이다. 타인의 시선에 질질 끌려 사는 것으론 나답게 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