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sband
결혼한 남자의 삶은 어땠을까? 남편을 뜻하는 단어 ‘husband’를 보자 ‘house’는 잘 알다시피 ‘집’을 뜻하고, ‘band’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일밴드나 고무밴드와 같은 어원으로 ‘묶는다’라는 의미다. 따라서 남편이란 ‘집에 꽁꽁 묶여 있는 남자’를 의미했다. 하지만 이게 상당히 괜찮은 뜻이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집에 묶여있다는 것은 최소한 자기 집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과거 영국에선 집이 없는 남자에게는 결혼할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말이 ‘남편’이란 뜻이 되었다. 그렇다면 옛날 남편들의 삶은 좀 나았을까? 남자는 결혼을 하면 하루종일 땅을 파고 가축을 길러야 했고, 심지어 가족이 사용할 가구나 식기 같은 것도 일일이 손으로 깎아서 만들어여 했다.
또 수확한 채소나 곡식 중 남는 것들은 시장에 나가 팔아서 생활비로 써야 했다. 오늘날까지 ‘남편일’을 뜻하는 ‘husbandry’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땅을 가는 것’ ‘가축을 돌보고 오리, 닭, 누에고치, 꿀벌 등에 먹이를 주는 것’ ‘농사와 집에 관련된 모든 허드렛일’이라고 나와있다. 이런 전통이 몸에 밴 미국 남자들은 요즘도 퇴근을 하면 집 마당과 잔디를 손보고 관리한다,
심지어 많은 남자들이 집에 수많은 공구를 사다가 쌓아놓는 것을 남자로서의 자존심으로 여긴다. 이렇게 ‘husband’가 되었으니 ‘husbandry’를 하는 것인데,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남자들도 옛날에는 떵떵거리면서 살았을 것 같지만, 사실은 지금의 우리가 가장 편하게 잘 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