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과 신드롬
우리는 ‘아이돌’의 전성시대를 살고 있다. TV를 켜면 광고, 예능, 심지어 여행 프로그램까지 ‘아이돌’이 안 나오는 방송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사실 ‘아이돌’이란 고대 인도와 유럽의 종교인들이 신도들에게 종교적 광기를 불러모으기 위해 쓰던 테크닉에서 건너온 말이다.
‘idol’은 원래 ‘보이다’를 뜻하는 단어였다. 신은 원래 보이지도 않고 만질수도 없어서 믿기 힘들다. 그런데 조각을 만들어서 눈 앞에 보여주면 신의 ‘존재 이념’, 즉 ‘아이디어’가 바로 이해된다고 해서 조각상을 ‘idol’이라고 불렀다. 고대 유럽인들은 이 조각을 정말 예쁘고 완벽하게 만들었다.
인기 가수를 ‘idol’로 부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1961년대의 프랑스는 2차 대전이 끝난 후에도 여러 전쟁으로 지쳐있었다. 그때 그 암울한 시대에 실비 바르땅이란 소녀 가수가 나타나 프랑스 군인들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었다. 실비 바르땅은 때 묻지 않은 여리고 맑은 소녀의 모습으로 노래했다.
군인들은 마치 그녀가 여신이라도 된 듯 내무반 관물대 안에다 그녀의 기념품을 가득채웠다. 이런 신드롬을 목격한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계 사람들이 발빠르게 ‘idol’ 사업을 벌이기 시작했고, 이는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아이돌 사업이 성행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