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원래 가면을 쓰고 산다
1980년대 강남 일대에 특이한 옷차람과 개성있는 생활을 고수하는 ‘오렌지족’이 등장했다. 이때만 해도 젊은이들이 진정한 개성을 찾지 않고 드라마나 영화에 나온 패션을 따르는 것을 개성으로 착각한다고 지적하곤 했다.
하지만 원래 ‘개인’ 또는 사람을 뜻하는 ‘person’과 개성을 뜻하는 ‘personality’는 연극의 캐릭터를 뜻하는 단어였다. 오랜 옛날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연극을 흉내 내었는데. 고대 그리스에서는 명절 날마다 배우들이 연극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실제 인생 경험보다 연극을 통한 배움을 더 높게 쳤다. 그리스 사람들은 연극을 ‘드라마’라고 불렀는데 이는 행동으로 몸소 실천한다는 그리스어 ‘dran’에서 나왔다. 따라서 드라마는 ‘몸소 보여주는 교육’인 셈이다.
이들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볼 수 있도록 대규모의 야외 극장을 지었는데, 배우가 연기를 할 때 얼굴에 쓰는 가면인 ‘persona’라는 말은 점차로 진짜 사람을 뜻하는 ‘person’과, 개성을 뜻하는 ‘personality’라는 단어로 발전했다. 그러고 보면 옛날부터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고 흉내 내며 옷과 액세서리 같은 소품들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