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신경을 끕시다」
고3 수험생인 독자를 만났는데, 친구들과 사이가 안 좋아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지금은 같은 학교를 다니진 않지만 사이가 틀어진 찬구들에게 자신이 더 좋은 대학에 가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도 말했다. 그 마음이야 이해는 갔지만 한편으로 걱정도 되었다.
좋은 대학에 합격하는 걸 ‘보여준다’는 생각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지켜볼 거라는 믿음을 전재로 한다. 물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다면 주변의 부러움을 받고, 질투를 불러일으키는 대상이 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불특정 다수의 시선을 의식하면,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땐 타인의 시선이 공포와 모욕이 되어 버린다.
자신을 이런 시선에 가둘 필요가 있을까. 우리에겐 자유와 해방을 얻을 방법이 있다. 그건 아주 간단하다. 나부터 신경을 끄면 된다. 사람은 언제나 자신의 모습을 타인에게 투영하는 법이다. 내가 신경을 쓰면 남도 내게 신경을 쓰는 것처럼 느껴지므로, 내가 신경을 꺼야 신경도 덜 쓰인다.
애정없는 이들의 SNS를 염탐하지 말고,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의 근황도 업데이트하지 말고, 누군가 자꾸만 소식을 전해준다면 화제를 돌릴 수 있어야 한다. 설사 누군가가 나의 불행으로 자신을 위로한다 해도 그건 저열한 이들의 초라한 위안일 뿐이다. 그러니 나부터 신경을 끄자.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내 삶에 집중하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