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빛나는 흑역사」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은 적이 있다. 질문한 사람은 서른 살의 공무원 시험 준비생으로, 어린 시절 사업에 실패한 어버지는 그에게 의사가 되어야 한다며 아들을 마지막 희망으로 여겼다고 한다. 하지만 의사가 될 수 없었고, 좌절한 아버지는 결국 알코올중독에 빠져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는 열심히 살았는데 결과가 참담했다며 죄책감에 괴로워했다.
잠자고 듣던 스님은 그 역시 아버지처럼 살게 될 거라 말하면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확률이 높으냐고 물었다. 그가 실패할 거라면 시작도 않했다고 말하자, 스님은 살다보면 살패할 수도 있는데, 그게 바로 아버지처럼 가는 길이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이 대화에 작은 충격을 받았다.
핀란드에선 ’실패의 날‘이 존재한다.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교육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것 역시 실패에 대한 너그러움을 전재로 하기 때문이다. 삶은 다양해졌고,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그렇기에 중요한 건 실패하지 않는 방법이 아닌 개인의 회복력, 즉 실패를 다루는 힘을 얻는 것이다.
실패는 새로운 시작을 내포하는 사건이며, 포기는 한계를 확인하는 일이 아닌, 내 삶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일이다. 그러니 실패의 순간에 절망하지 말자. 목표에서도, 직업에서도, 관계에서도, 삶에 어느 순간에도 누구나 실패를 할 수 있다. 우리는 실패를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