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살아가는 이유」
인생이 정말 우울할 때가 있었다. 어릴 땐 문제가 생겨도 대부분 끝이 있었지만, 나이를 먹으니 되돌릴 수 없는 문제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돌이켜보면 삶이 너무 피곤했다. 러닝머신 위에 서 있는 것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의 내 자리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더 못나지지 않게 위해 걷곤 했다.
그래서 지금은 모든게 완벽해졌는지 묻는다면, 애석하게도 그렇지는 않다. 다만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이야기는 그 순간마다 삶을 살아냈기에 오늘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삶에는 의미도 목적도 보상도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런 답을 찾을 수 없는 날에는 살아낸다는 것 그 자체가 의미이며, 목적이자 보상이 아니었을까. 그러니 때론 초라해 보일지라도, 때론 무력해 보일지라도, 더 못나지지 않기 위한 노력일지라도 살아내길 바란다.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행하는 중에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