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고쳐 쓸 수 없어요」
EBS에서 방영한 <달라졌어요>는 전문가의 상담과 교육을 통해 가족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프로그램으로 여러 부부의 갈등 상황을 엿볼 수 있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편을 끊임없이 지적하는 아내. 반찬 통 하나 사는 것까지 비난하는 남편 등 집집마다 사정은 달랐지만 비슷한 패턴이 존재했다.
대부분은 상대를 바꾸기 위해 비난을 했고, 상처 입은 상대는 비난으로 되갚는 식이었다. 우리는 ‘맞다’ ‘틀리다’ ‘해야한다’ ‘하지말아야 한다’처럼 잘잘못을 따지는 도덕주의 판단에 익숙했다. 어린 시절부터 개별성은 존중받지도 못했고, 서로 원하는 것을 마음에서 우러나와 주고받지도 못했다.
그런 우리는 상대가 바뀌어야만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하고 때론 나의 기준에 맞추는 것을 사랑의 증거라 여기며 예리하게 비난하고 집요하게 강요하면 상대를 바꿀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그껀 우리가 가진 자율성의 욕구를 과소평가하는 거였다.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 그런데 이 말은 상대에 대한 체념이 아닌 어느 누구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강제할 수 없다는 겸손의 깨달음이어야 한다.
사랑은 정교한 관계의 영역이기에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내게 딱 맞는 완벽한 상대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였고, 상대를 바꾸러 하지 않아도 관계는 달라질 수 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발견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내가 발견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다. 사랑을 멀리서 찾지 말자. 사랑해서 노력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