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씨앗 뿌리기」
종종 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를 듣는다. 오랜 시간 함께했고, 가장 친구 친구였어도 가치관이나 삶의 방식에 점점 차이가 생기니 예전과 달리 거리감이 생기고, 때론 서운한 마음도 든다고. 이건 꽤 흔한 고민인데. 내가 제시한 해결책은 일단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어보라는 거였다.
인간관계는 우리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고, 삶의 단계마다 자연스레 변화하기에, 우정은 지속적인 보수가 필요하다. 물론 나이를 먹을수록 친구사귀는 일이 쉽지는 않다. 가까워졌다고 믿었는데 쉽게 멀어지기도 하고, 좀처럼 거리가 좁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관계는 본래 쉽게 빚어지지 않는다.
어린 시절 친구들은 같은 공간에서 매일같이 시간을 보냈고, 그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이 시간을 누적시키며 관계를 지속했다. 오랜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한 우정을 새로운 관계에서는 금세 발견하지 못해 실망한다면 그건 불공평한 일이 아닌가.
우리는 그저 긴 안목을 갖고 관계의 씨앗을 뿌리는 일을 계속해가면 된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시간이 답이 되어준다. 어떤 관계는 싹도 트지 않고 사라질 테고, 어떤 관계는 시간이라는 자양분이 더해져 깊은 유대감이라는 열매를 맺는다. 그러니 편견없이, 실망에 대한 두려움 없이, 서두름 없이 관계의 씨앗을 심자. 우리를 지켜줄 관계의 울타리는 그렇게 만들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