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표현해야 상대의 진가를 안다」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면서도 갈등이 절대 생기지 않는 방법을 묻는 사람들이 있다. 갈등을 만들지 않는 천상의 화법. 물론 몇 가지 지침은 있겠으나, 그게 가능할까. 우리의 말은 상대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이해하기 때문에 아무리 사려 깊게 표현할지라도, 상대의 반응을 통제하고 예측할 순 없다.
어떤 이들은 우리의 마음을 살피고 이해하려 노력하겠지만, 어떤 이들은 우리가 NO라고 말하는 순간, 불편함을 꺼내는 순간, 우리 곁을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YES만을 요구하는 사람, 우리의 마음을 살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관계가 기쁨일 수 있을까?
게다가 우리가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표현해야 상대의 진가를 알 수 있다는 데 있다. 표현의 두려움이 관계의 가치를 절하하고 있을 수도, 불필요한 분노를 만들고 있을 수도 있는 거다. 관계는 두 사람이 하는 공놀이와 같기에 상대는 내게 공을 던지는데 나는 조금도 받아치지 못하면, 상대는 의도와는 무관하게 가해자가 되어 버린다.
그러니 상처내기 위함이 아닌, 더 깊은 유대를 위해 당신의 마음을 표현해 보자. 상처가 되지 않도록 표현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지만,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상대의 몫이다. 갈등을 만들지 않는 것보다 중요한 건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이며, 갈등을 이야기하고 해결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신뢰하는 관계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