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물어주세요」
유튜브 영상을 보는데 한 댓글이 눈에 들어왔다. 힘든 일이 있어서 친구에게 털어놨더니 친구가 “너만 힘든게 아니야. 다들 견디며 사는거야”라고 말했고, 그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뜨끔했는데, 나 역시도 친구의 고민에 “나도 그랬다. 다 그렇개 산다. 힘내라”라는 식으로 답하곤 했다.
왜 공감은 어려운 걸까? 대체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위로를 할 수 있는 걸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괜찮아? 지금 마음이 어때?” 라고 그 마음을 물어주는 말이었다.그런데 우리는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대신 답을 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세계에 머루르곤 한다. 그래서 이 쉬운 말을 하지 못한다.
왜 그랬을까? 우리도 그런 말들 속에서 자랐으니까. 다른 이들도 우리의 마음을 물어주지 못했으니까. 충고나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곳은 많다. 책이 있고, 훌륭한 강연이 있고, 명언이나 좋은 글귀는 넘쳐난다. 곁에 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해답이 아닌 존재의 위로였다.
그러니 만약 힘든 누군가의 곁에 있다면 해결책을 주는 대신 상대가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그 마음에 물어주자. “니 마음이 그랬다면 분명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조언 없이도 충분히 공감받았을 때, 상대는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 삶에 가장 필요한 위로는 존재의 무게를 담아 그 마음에 머무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