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금지」
예전에는 휴대폰으로 포털사이트에 올라 온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하곤 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이슈와 논란을 확인하는 건 일상적인 일이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미음에 피로감과 불안이 쌓였다. 나는 그저 방에 누워 뉴스를 보는 것뿐인데 왜 그랬던 걸까?
과거보다 월등히 많은 사람이 우울증이나 조을증 같은 기분장애에 시달린다. 학자들은 그 원인 중 하나를 현대사회의 불확실성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과거에도 불확실하긴 마찬가지였다. 호랑이가 물어가기도 하고, 전쟁이 일어났으며, 기아 문제도 있었다. 반면 현대에는 평균 수명도 늘어나고, 경찰서와 소방서와 병원이 있으며 우리의 일상은 그때처럼 척박하지 않다.
그럼에도 과거보다 더 많은 이가 불안에 잠기고 기분장애에 시달리는 이유는 너무 많은 소란을 확인하며 바라보기 때문은 아닐까? 마치 전체 동의 사이에 끼어있던 광고 수신 동의처럼 우리도 모르는 사이, 불안에 동의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럼 어떻게 해야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자꾸 불안에 빠뜨리는 웅덩이가 있다면, 웅덩이를 메우는 것보다는 적당히 피해가며 마음이 무이하지 않게 조절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가 바라보는 것으로 물드는 법이다. 고개를 들고 시선을 돌려야 한다. 우리, 예쁘고 다정하고 따뜻한 것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