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늦더라도 옳다」
언젠가 강연을 하다가, 간단한 질문을 하나 받았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모르겠다는 물음에 그렇다면 다른 방향으로 가보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는데, 갑자기 다른 학생이 ”작가님이 정답인 것처럼 이야기 하시는 것 같다“고 뽀족하게 말했다.
내가 그랬나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내 생각이 틀릴 수 있으니 잘 판단하시라고 덧붙이며 강연을 마쳤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서 그 질문을 했던 학생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자신이 무례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서 늦었지만 사과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당시 상황이 기억났지만 금세 잊었던 일이었다.
그런데도 사과를 받으니, 왠지 기분이 좋았다. 어딘가 남았을 뻔한 내 마음을 염려해줬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감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이미 지나간 것이라도 사과하는 게 옳은가 생각하면, 사과는 늦더라도 옳다. 물론 사과를 받아줄지 않을지는 상대의 몫이고. 사과하더라도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진심이 담긴 사과에 손해는 없다.
어쩌면 서로의 속마음이 닿을 수도, 상처가 치유될 수도, 운이 좋다면 그 용기만큼의 자유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니 마음의 짐이 있었다면 그 마음을 전해보자.
사과는 늦더라도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