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인격이 나의 가치는 아니다」
내가 졸업하며 처음으로 했던 일은 의류 회사 인턴이었다. 나는 잡다한 심부름 담당이었는데 첫 만남부터 유독 못되게 구는 선배가 있었다. 다른 사람과 말을 하다가도 내가 가면 귓속말로 소곤거리고,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실수에도 엿 먹이냐며 빈정거렸다. 잘해보려 애썼지만 아무 소용없이 인턴이 끝났다.
우리는 여러가지 일을 겪을 때마다 ‘왜’하고 질문한다. ‘왜 나는 이런 대접을 받을까’ ‘왜 그 사람은 나를 싫어할까’ 이때 많은 이가 그 답을 자신에게서만 찾으려는 오류를 범한다. ‘내가 부족해서’ ‘내가 매력적이지 않아서’ ‘내가 집안이 좋지 않아서’
그런데 정말 그럴까? 비난의 이유는 내 성격도, 태도도, 외모도, 실력도 아닌 상대방의 문제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상대의 문제를 내탓으로 여기며 자신을 탓하곤 한다. 카페 직원이 퉁명스럽다면. 사장에 대한 불만일 수 있고, 아침에 만난 김과장이 까칠하다면 집에 안 좋은 일이 생긴 탓일 수도 있듯이 나를 향한 무례의 원인이 내가 아닐 수도 있다.
게다가 세상에는 난생처럼 보는 사람조차 깔아뭉개려는 사람도 있고, 상대를 헐뜯기 위해선 없던 일도 만드는 사람도 있으며, 아주 작은 권한으로도 졸렬한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도 있다. 때론 우리의 행동을 돌아보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적어도 상대의 문제까지 내 문제로 끌어 오지는 말자. 상대의 기분은 상대의 태도는 그리고 상대의 인격은 당신의 진실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