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믿음의 회복
대학교에 강연을 갔을 때의 일이다. 한 학생이 작은 목소리로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에 오면 공허하고 외로워요”라고 말했다. 뒤이어 함께 온 친구가 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친구들과 있어도 외로워요” 이 둘은 서로가 서로의 해결책이면서 왜 섬처럼 머무르며, 같은 고민을 하는 걸까.
함께 있어도 공허하고 외로운 이들, 그건 관계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일 테다. 타인에 대한 신뢰감은 기초 믿음이라 부르는데 이 신뢰가 없으면 타인을 쉽게 떠날 수 있는 조건적 존재로 바라보게 된다. 이는 타인에 대한 불신을 만들고 본인의 사랑받을 자격을 의심하게 한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믿음은 영원을 맹세하거나 완벽한 관계를 꿈꾼다고 회복되는 게 아니다. 필요한 건 맹목적인 믿음이나 절대적인 하나 됨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도 개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상호적 관계이다.
세상은 가까이 보면 늘 변하지만 말리서 보면 그대로다. 관계가 영원하지 않음에 너무 오래 서글퍼하거나 너무 미리 겁낼 필요는 없다. 계절 내내 나무는 모습을 달리하지만, 늘 그 나무인 것처럼, 강물은 늘 흐르지만 강은 여전히 강인 것처럼. 누군가는 떠날 것이고, 누군가는 올 것이며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