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치지 않을 때까지」
한 북카페에서 여러 독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한 분이 가족에게 이기적인 자신이 싫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그 이유를 물으니 결혼한 언니가 아이를 낳았는데, 조카가 예쁘기도 하고언니도 고생하는 것 같아 선물도 많이 하고, 육아도 도왔다고 한다. 그런데 점점 자신의 일상이 사라지고 힘에 부쳐서 잘 가지 않게 되었고, 그런 이기적인 자신에게 죄책감이 든다고 했다.
그녀의 이야기가 끝나자 다들 ‘그게 왜 이기적이지?’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고, 고통을 나누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 해도 건강한 경계는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없는 일까지 하려 하면 문제는 복잡해 진다.
누군가 물에 빠졌다면 마땅히 도움을 줘야 하지만, 수영도 못하는 사람이 물에 들어가면 오히려 상황만 악하되는 것처럼 분제 상황에서 함께 허우적거리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제대로 돕기 위해선 건강한 경계를 세우며 나를 지키는 일이 필요하고 자신의 몫과 상대의 몫을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경계를 긋는 건 이기적인 게 아니다. 최소한의 경계도 없는 관계는 되레 분노와 원망을 만들고, 상대를 의존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타인을 위해서도 나를 돌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혼자 모든 책임을 지려 하지 말자. 내가 지치지 않아야 나도 상대도 건강해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힘이 되고 싶다면 첫 번째 조건은 당신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