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되려 애쓰지 말 것」

아닌 건 아니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성격 때문에 고민이라는 학생을 만난 적이 있다. 조별 과제에 늦는 팀원에게는 “괜찮아 네 이름을 뺄 거니까”라고 말하고, 교수님이 수업에 늦으면 “왜 늦었는지 설명해주세요”라고 요구한다고 했다. 성격을 고쳐야 하나 고민이 된다는 것이다. 

사실 인터넷 사이다 썰이라면 속 시원한데, 막상 현실에선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 본인에게 확고한 신념이 있을지라도, 전투태세부터 갖춘다면 자신의 방식을 정검할 필요가 있다. 그럼 성격을 고쳐야 할까. 쉽게 고칠 수 있다면 그건 애초에 성격이 아닐뿐더러 성격은 좋고 나쁨을 논하긴 어렵다.

MBTI 열여섯 가지 성경 유형 중 어떤게 좋은 성격이고 어떤 게 나쁜 성격인가. 단호하고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은 정의의 사도가 될 수도 있지만, 도로의 보안관이 되어 보복운전의 달인이 될 수도 있듯이, 문제는 성격이 아닌 성격을 드러내는 방식에 있다. 

그러기 위해선 상대를 배려하며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을 익혀야 한다. 오랜 습관 때문에 몇 번은 더 반복하겠지만, 의식하고, 결심하며, 조금 더 나은 방식을 찾아가자. 자신에게 섣부른 꼬리표를 붙이지도, 전혀 다른 사람이 되려 애쓰지도 말자. 변화는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 아닌 삶에 대한 애정으로 시작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