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은 각자의 몫」
나는 ‘인생은 어차피 혼자야’라는 말을 싫어한다. 너무 냉소적이고 방어적인 표현이라 그렇다. 그래서 ‘인생은 어차피 혼자야’라는 말에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내고 싶었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혼자가 아닐 수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나조차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건, 누구나 어느 순간엔 혼자가 된다는 사실이었다.
옆에 누가 있건 없건 우리는 언제나 혼자인 순간과 마주하고, 고독감과 외로움을 느낀다. 이 마음의 싱크홀은 동호회 열다섯 개에 가입해도, 애인 일곱 명을 동시에 만나도 채워지지 않는데, 그 이유는 관계가 쓸모없어서가 아니라 우리에겐 혼자의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영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한 관계를 꿈꾸기도 하고, 인생은 결국 혼자고, 인맥보단 치맥이라며 관계를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방을 아무리 먹어도 단백질이 채워지지 않는 것처럼, 근원적 고독으로 인한 허기와 결핍은 타인과의 관계로 채워질 수 없고, 언젠가는 맞닥뜨리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가 할 일은 관계를 통해 기쁨을 찾으면서도 혼자의 영역을 받아들이는 거다.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며 혼자를 채우는 법을 알아가야 한다. 어차피 혼자라며 쓸쓸해하지도, 나만의 외로움일 거라 착각하지도 말자. 우리는 모두 공평하게도 각자의 고독을 이겨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