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과연 비범함이 남아 있을까」
지금의 내 모습이 내가 지닌 최고의 모습이라면, 나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존재라면 얼마나 절망적일까. 어린 시절 나는 이런 생각에 자주 빠지곤 했다. 성장을 꿈꾸면서도 성장이라는 말이 싫었다. 성장하면서 필연적으로 잃어버리는 순수도 있지 않는가. 게다가 성장이라는 말에는 남들처럼 사회화된다는 뉘앙스가 있기에 성정이 더욱 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성장해야 했고, 변신해야 했고, 더 나은 존재가 되어야 했다. 그러면서 나는 어떤 ‘남다름’도 없을까 봐 두려웠고, 자기만의 세계를 갖지 못한 지루한 어른이 될까 봐 겁이 났다. 내게 성정과 발전을 강조하는 어른들은 너무 단조롭고 모범적인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장을 갈망하면서 또 두려워하는 나에게 어떤 성장도 제 나름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가르쳐준 것이 문학이었다. 문학은 대단한 존재가 되어야 ‘특별함’을 간직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가르쳐 주었다. 갑갑한 환경이라는 알의 껍질을 깨기 위해 분투하는 모든 이의 성장은 그 자체로 소중하며 아름답다.
나는 문학작품을 통해 우리 안의 특별함을, 비범함을, 눈부신 잠재력을 발견한다. 그러니 지금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소유하기 위해 이미 아름다운 오늘을 망치지 말자. 지금의 나와 다른 그 무엇이 되지 않아도 당신은 찬란하게 빛난다. 당신 안의 가장 찬란한 빛을 찾아주는 문학의 속삭임이 당신의 오늘을 밝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