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청소부」
갈을 걷다가 청소부를 만나면 내가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 길을 비켜주게 된다. 쿠바여행 중에서도 나는 익숙하게 길을 비켜 드렸다. 내가 한가로이 산책하는 모습이 그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그 아저씨가 씨익 웃더니 길을 비키려는 나를 막아섰다. 장난기 어린 웃음이 눈가에 가득찼다. 그가 나에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 다짜고짜 춤을 추자고 했다. 그는 덩실덩실 춤을 추며 청소를 했다.
춤인지 청소인지, 청소를 가장한 춤인지 헷갈릴 만큼 그의 몸짓은 현란하고 우아했다. 내 행복이 혹시나 그를 찌를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그의 행복이 나를 찌른다. 난 거리에서 저렇게 아름다운 춤을 추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