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빛을 알아보는 사람」
‘저 사람이 세상 풍파에 시달리기 전에는 얼마나 많은 재능과 가능성이 그의 삶을 반짝이게 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있다. 그가 시인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자기 꿈을 저버리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눈부신 미래가 펼쳐졌을까. 사람들은 너무 일찍 체념한다.
이젠 너무 늦었다고, 잃어버린 꿈을 되찾기에는 우리가 너무 나이 들고 재능의 씨앗 또한 말라버렸다고 하지만 억압된 꿈은 언젠가는 반드시 되돌아온다. 더 늦기 전에, 더 몸과 마음의 체력이 떨어지기 전에 우리는 자기 안에 숨은 재능을 끌어내야 한다. 수많은 작가가 늦은 나이에 데뷔하여 재능의 꽃을 피웠다.
나는 우리 안에 잠자는 시인, 혹은 예술가의 목소리를 끌어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우리 안에는 생이 끝나는 날까지 돌보고 보살펴야 할, 저마다의 내면에서 반짝이는 재능이 있다. 그 재능과 열정을 키우느냐 혹은 압살하느냐는 오직 우리 선택에 달렸다.
나는 종일 온갖 감정 노동에 시달리다가도 집으로 돌아와 책을 읽는 시간, 일기 한 줄이라도 또박또박 쓰는 시간만큼은 진정한 나 자신이 되는 희열에 사로잡힌다. 일기든 편지든 이메일이든 문지메시지든 우리가 글을 쓸 기회는 얼마나 많은가.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지만 발휘하지 못한 그것, 내 안에 숨은 열정을 불러 깨우는 일, 그것이 문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