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살아갈 것
내 첫 여행은 한달 일정의 배냥여행이었는데 불안했던 나는 짐을 잔뜩 챙겼다. 책만 세권에 고데기도 두 종류를 챙겼으니 짐을 쌀 때 미쳤던 게 틀림없다. 두 개의 가방을 낑낑 지고 다녔던 나는 완전히 지쳐버렸다.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니는 내 자신에 신물이 났다. 한 공항에서 나는 기방을 풀고 짐 절반은 쓰레기 통에 버려버렸다.
우리는 삶이 불안하다며 많은 짐을 챙기지만 사실 그렇게 많은 짐이 필요하진 않다. 삶이런 오랜 여정이다. 최대한 가볍게 살아가야 지치지 않는다. 그러니 삶을 조금 더 가볍게 하고 싶다면 버리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한 번 마주하고 덜어내는 용기를 갖자.
여행 내내 한번도 꺼내지 않았던 짐과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내 삶을 무겁게 만드는 불필요한 욕구와 잘못한 것 없는 부끄러움과 지치지게만 하는 과잉된 관계. 이 모든 것에 대한 최후 통첩. 그 포기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거거라! 불필요한 것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