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23-09
'때로는 주연보다 조연이 아름답다'「문학이 필요한 시간」
「때로는 주연보다 조연이 아름답다」
잿더미에서 찬란하게 일어서는 영웅이 보여주는 불굴의 삶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평생 영웅 따위는 될 수 없는 존재들, 영원히 최고의 스포트라이트 같은 것은 받을 수 없는 주변부로 밀려난 조연들이 때로는 더 복잡하고 처절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한 번도 주목받는 생을 살아보지 못했지만 문학 작품을 통해 눈부신 이야기의 메신저가 되는 사람들을 만난다. 문학은 질문한다. 아무도 차마 공개적으로 묻지 못하는 것들을, 아무도 차마 소리내어 말하지 못한 분노를,
문학은 나를 일깨운다. 첫 마음을 잊어버릴 때마다. 일상의 괴로움 속으로 숨고 싶을 때마다. 문학은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문장을 통해 내게 일깨워 준다. 내가 어던 모습이든, 내 모습이 아무리 늙거나 변해도 내 무너져 가는 존재 뒤편에 있는 나의 첫모습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는 것을
문학은 내게 가르쳐준다. ‘너는 아마 실패할 거야’라는 내 안의 목소리와 싸울 힘을. 끝내 나를 알아주는 사람에 대한 멈출 수 없는 갈망, 아무리 힘든 순간에도, 아무리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일어나도 나의 나다움을 알아주는 사람을 향한 사랑을 일깨우는 것, 그것이 문학의 힘임을 이제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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