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23-09
'궁금한 이야기'「문학이 필요한 시간」
'궁금한 이야기'
영화나 책의 스토리를 미리 알고 싶은 마음에 사람들은 조급한 질문을 한다. 그다음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거냐고. 그런가하면 사람들은 스토리를 알면 재미없다며 스포일러를 극도로 경계한다. 반면 어떤 이들은 느긋한 표정으로 말한다. “스토리를 다 알아도, 보고 또 봐도 좋은 작품이 있어. 때문에 다시 보고 싶어져”
나 또한 그렇다. 스토리를 알아도 여전히 아름다운 이야기들, 뜻밖의 반전이나 스릴과 서스펜스가 없더라도 보고 또 보고 싶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가능해진다.만일 내 삶의 즐거리를 모조리 안다 해도, 다시 똑같이 모든 것을 반복할 수 있을까.
당신이 언제 어디서 고통스럼게 죽을지 미리 안다 해도, 나는 당신을 사랑할 수 있을까. 어느날 내가 교통사고로 죽는 모습을 미리 본다 해도 다시 세상에 태어나기를 바라게 될까. 인생의 마지막 장면이 지독히 마음에 들지 않을지라도, 우리는 처음부터 똑같이 살아내고 싶을까.
문학이 내게 선물한 것은 끝내 다시 이 세상을 살아갈 용기,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을 용기로 내 심장을 두드렸다.다시 일어서라고, 다시 사랑하라고, 다시 모든 장애물을 넘어서라고, 절망에 빠진 순간 오히려 더 커다란 힘을 발휘하며 속삭인다. 당신이 세상을 향해 쏟은 사랑을 돌려받지 못하더리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