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23-09
'지금 벼랑 끝에 서있다면' 「문학이 필요한 시간」
지금 벼랑 끝에 서있다면
예민하기 이를 데 없는 지독한 까칠함이 딱 나였다. 뼈아픈 외로움df 느끼던 나는 내가 무엇이 되든, 아무것도 되지 않든 그저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필요했다. 나에게 절실했던 것은, 가르침을 주는 거창한 조언이 아니라 그저 따스한 안부의 메시지였다.
몇 살이냐를 묻지 않고 괜찮은지, 밥은 먹었는지 묻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토록 외로운 시간을 절망에 빠져 헤메지 않았을 텐데. 내 외로움을 아무도 이해해 주지 못하던 시절과 함께, 이제 어른이 된 우리가 담아주어야 할 이 세상 수많은 청년의 눈물을 떠올린다.
문학작품 속의 문제적 개인은 단순히 문제를 일으키는 존재가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는 존재이다. 절벽에서 떨어질 위기에 처한 누군가를 아무말 없이 꼭 붙잡아 주는 것, 문학은 항상 변함없이 우리를 붙잡아 주는 파수꾼이다.
삶의 희망을 놓고 싶을 때, 이제 그만 더 나은 삶을 향한 기대를 내려 놓고 싶을 때 문학은 내 어깨를 버텨주고 내 이마를 짚어주고 내 손을 잡아 주었다. 문학은 내게 어떤 상황에서도 삶을 선택해야 한다고 속삭였다. 문학은 언제 절망이라는 절벽 아래로 추락할지 모르는 우리를 온몸으로 떠받쳐주는 파수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