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23-06
어른으로 살아갈 것(2)
어른으로 살아갈 것(2)
어른이 되어보니 세상은 냉담한 곳이었다. 부조리가 넘쳐났고, 사람들은 불필요할 정도로 서로에게 선을 긋고, 평범한 이들조차 차별과 멸시를 즐겼다. 돈을 벌기 위해 감정을 모른척해야 했고, 사회의 헐거운 안전망에 늘 불안감을 느껴야 했다. 나는 이 냉담한 세상에서 초라해지고 싶지 않았으며, 냉담한 누군가로 변해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나는 생각했다. 무엇을 부끄러워하며 살아야 하는가에 대하여. 나의 내면 바닥에 이쓴ㄴ 열등감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차별과 모욕으로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인가에 대하여.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불행에 허우적거려야 하는가에 대하여.
그 답을 따라가며, 한 개인의 불행과 불안은 내면에서 발생하는 화학작용이 아닌, 많은 부분 사회와 타인과 관계 속에서 일어났다는 결론에 닿았다. 먹고사는 일에 불안 외에도, 경쟁적인 인간관계는 공기 중으로 흩어져서 숨쉴 때마다 우리에게 스며 들었다.
그 결과 무시 당하지 않기 위해 날을 세우며 경계해야 했다. 그 긴장 속에서 우리는 실존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전에 탈진해 가는 거다. 나는 그럴 필요 없다고, 그대는 당당해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인간적인 삶을 갈망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응원이자 신호이고 싶었다. 당신이 조금은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며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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