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23-06
행복을 삶의 목적이라 부르지 않을 것
행복을 삶의 목적이라 부르지 않을 것
문제의 시작은 아리스토텔레스였다. 그가 삶의 목표를 행복이라 규정한 이후로, 사람들은 행복이라는 감정의 유토피아를 삶의 목적이라 믿게 되었다. 하지만 사람은 행복하려고 태어난 낭만적 존재는 아니다.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는 생각 자체가 대단히 큰 착각인 거다.
그런데 인생의 목적을 행복으로 규정하고 완전무결하게 행복한 삶이 존재하는 듯 떠들자 행복하지 않는 사람들은 실패자가 된 기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울함을 감추기 위해 애쓰고, 슬픔은 어떻게든 억눌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삶에 우울함과 슬픔이 있는 것은 자연스런 일 아닌가. 베루샤유 궁전을 아름답게만 두고 싶어서 화장실을 없앴다 해도 산다는 건, 궁전 구석에서 몰래 배설도 하고 때론 남의 배설물도 밟고 사는 것이다. 그러니 가끔은 슬퍼도, 우울해도 된다.
그 시간이 없다면, 행복이 무엇인지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물론 우리는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나 역시 당신의 행복을 빈다. 하지만 몇 번을 묻는다해도 삶의 목적은 언제나 삶, 그 자체이다.
- 이전 글
- 어른으로 살아갈 것(2)
- 다음 글
- 어른으로 살아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