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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3-05

지나간 과거와 작별할 것


지나간 과거와 작별할 것 


초등학교 때 한 담임선생님은 반 아이들들 중 몇 명을 유독 예뻐했다. 수업시간엔 항상 그 아이들에게만 질문했고 늘 그 아이들을 창찬했다. 나는 나를 ‘주인공 옆에 앉아있는 엑스트라 같은 존재구나!’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린 내가 그렇게 느낄 정도니 어지간히 편애를 하셨나보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선생님은 학부모들의 촌지로 유명했다. 몇몇 아이들을 예뻐했던 이유가 따로 있었던 거다. 세상엔 참 한심한 인간도 많다. 그 사람들은 어린 시절 우리 내면에 상처를 주기도 했고,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우리를 잡아 끌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과거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진단하는 것은 그 과거에 머물러 뒤늦게 보상받기 위함도 아니고, 자기 연민에 빠져 비운의 공주님 취급을 받기 위함도 아니라 그 고리를 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세상에는 한심하고 성숙하지 못한 인간들이 있고, 우리는 운이 나쁘게도 그들을 만났을 수 있다. 

    그렇지만 과거를 보며 되짚어 볼 진실은 그 선생님은 그저 한심한 인간이었을 뿐이었고, 그때의 나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할 만큼 너무 어렸다는 거다. 하지만 이제는 무력한 어린 아이가 아니며 앞으로 나아갈 자격이 있다. 과거에 붙잡혀 살고 싶찌 않다면 과거의 연약했던 나에게 위로를, 그리고 미성숙했던 그 모든 존재들로부터 작별을 고하기로 하자.           

  • Category:
  • 책과 음악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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