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23-09
한여름에도 마음의 추위를 느끼는 이에게 「문학이 필요한 시간」
한여름에도 마음의 추위를 느끼는 이에게 「문학이 필요한 시간」
우리는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해 회로조차 차단할 때가 있다. 상실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아예 사랑을 시작하지 않기도 하고, 버려진 느낌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빨리 사랑을 시작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몸부림은 자기를 속이는 일이다.
서른 살이 되기도 전에 마음의 열정과 순수를 너무 빨리 태워버리는 우리. 아픔이 오면 마치 전염병에 걸린 듯 파르르 떠는 우리. 아픔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전에 아픔을 퇴치해 버리는 우리. 그런 높은 방어기제 때문에 우리는 당연히 느껴야 할 감정, 느낄 수 있는 감정까지도 한사코 지나쳐버리는 것은 아닐까.
빨리 치유되기 위해 자기 안의 소종한 감정까지 죽여버리는 우리 현대인들. 막상 뒤늦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에게 줄 열정도 순수도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이 사회에 적응하고 동화되기 위해 우리 안의 무엇을 불사르고, 조각내고,부서뜨린 것은 아닐까.
문학을 통해 나는 내가 ‘견딜수 있는 고통’과 ‘견딜수 없는 고통’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을 느낀다. 문학은 우리를 다독이고 끌어안으며 손잡아 준다. 문학작품들은 사랑하는 이의 손길처럼 내 지친 등짝을 두드려 준다. 우리는 문학 속에서 더 아름다운 사랑을, 더 눈부신 열정을, 더 뜨거운 고통을 견뎌낼 힘을 얻을 수 있기에.